삼성전자가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한종희 부회장과 함께 ‘투톱 체제’를 복원했다. 이번 인사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이끌고 있는 베테랑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책임 경영’과 ‘반도체 쇄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19일 제56기 정기 주주총회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결의를 통해 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했다. 이로써 한종희 부회장과 전영현 부회장이 함께 회사를 이끄는 2인 대표 체제가 구축됐다.
전영현 부회장은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 입사해 D램과 플래시 개발을 담당하며 경력을 쌓았다. 이후 전략 마케팅 업무를 맡았고, 2014년부터는 메모리사업부장으로 재임했다. 2017년 삼성SDI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뒤 5년간 회사를 이끌었으며, 지난해에는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위촉되어 미래 먹거리 발굴을 맡았다.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실적 개선과 경쟁력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날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됨에 따라 ‘책임 경영’의 과제도 함께 맡게 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에서 신제윤 사외이사(전 금융위원장)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신 의장은 2020년 박재완 전 의장과 김한조 전 의장에 이어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은 세 번째 사례다. 삼성전자는 2018년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한 이후, 2020년 2월에는 첫 사외이사 의장을 선임했다. 이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려는 취지로, 신 의장은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흐름과 투자자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신제윤 의장은 금융위원회 위원장,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의장, 외교부 국제금융협력대사 등을 역임한 국제 금융·재무 전문가로, 향후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 및 투자자와의 관계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인사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특히, 전영현 부회장의 리더십 아래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새로운 도약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